4. 당연하다의 반대말, 고맙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제가 제 스스로에게 자꾸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묘한 재주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물음이 생겨났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아주 당연한 것이
   정말 있을까?


    부모님이 저를 길러주신 것
    제가 부모님으로부터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제가 아침에 일어나 직장을 가는 데 아무런 불편없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는 것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유롭게 연락 주고 받을 수 있는 것, 약속을 잡을 수 있는 것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는 것
    모국어를 잘 하는 것
    동생이 있는 것
    읽고 싶은 책을 잡념없이 밤새 볼 수 있는 것
    제 돈은 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
    좋은 상사를 만난 것
    부모님이 차려 주시는 밥상
    부모님 집에서 사는 것
    산책가고 싶으면 집 앞 공원에 나가는 것
    커피 마시고 싶으면 커피를 탈 수 있는 것
    어버이날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등


    너무나 모두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되고, 계속해서 반성하며 제가 가진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것처럼 느끼면 살아왔을 뿐 당연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나니, 정말 모든 일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저의 평일 일상(routine)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한 것도 벌써 몇 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아침에 눈비비며 겨우 일어나 씻고 부랴부랴 출근을 준비하고 매일 가는 익숙한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해서 직장까지 가는 익히 아는 길을 지나갑니다. 출근하자마자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고 일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어느샌가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벌써 점심 시간이 되고요. 점심을 먹고 나니 간식이 생각나서 간식을 먹다 보면 평소와 같이 오후 업무가 시작됩니다. 오후 업무도 오전과 다르지 않게 어느샌가 지나갑니다. 그리고 퇴근시간이 되면, 팀에 인사드리고 퇴근합니다. 퇴근하면 또다시 익숙한, 매일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3분 정도 걸어갑니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업무 시간에 하지 못했던 밀린 다른 일들을 합니다. 보려고 캡쳐해 두었던 영상을 보거나, 좋아하는 작가 에세이를 보거나 집에 가서 어떤 저녁을 먹을지 생각하거나, 그 날의 이슈들을 보는 등 하다 보면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집까지 3분 정도 걸어가면, 집에는 퇴근한 저를 반겨주는 부모님과 귀여운 제 강아지들, 그리고 엄마의 밥상이 있고요. 씻고 저녁을 먹고 나면 제 방에서 하루를 정리하고,


(중략)  

    제가 이전 글에서 공허하다고 생각했던 시기에는 위에 이야기한 일상(routine)이 지루하고 따분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과거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경험을 떠올려 제가 잊고 지냈던 생각들을 다시금 상기하니 신기하게도 일상이 달라졌습니다(일상은 그대로인데요).

    일상에서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되새기니 모든 일에서 감사함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허함은 언제 사라졌는지 자연스게 없어졌고, 하루하루가 기적이 느껴져 감사하다 못해 어떤 새로운 일이 생길까. 어떤 더 좋은 일이 생길까 등 기대감으로 하루가 시작되더라고요.

   아무렇지 않게
   보내던 하루가
   생각 전환 하나로
   기적같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
    아무런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1분 전에 봤어도 언제나 저를 반겨주는 제 강아지들
    병원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
    그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
    아침에 커피 한 잔 컵에 담을 수 있는 시간
    갑작스러운 안 좋은 소식없이 평안히 지나간 것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유
    입원 한 번 한 적 없이 건강하게 나이를 얻어가는 것 등이 모두 당연한 게 아니었습니다.

    고마워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 것들이 늘 제게 묵묵히 있어 왔으니까, 제가 고마워 할 줄 몰랐고 제가 갖지 못한 것만 바보같이 갈구해서 공허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없는 것을 있게 하려면 그에 맞는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인데, 그 노력은 하지 않고 그저 바라기만 했으니 욕심만 가득찼을 것이고, 공허함은 당연히 왔었을 겁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없으면 돈이 없고, 시간과 돈이 있어도 친구가 없다는 관용어가 있습니다. 무엇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멋진 문장 같습니다. '어떤 목표를 만들고 행동하게끔 하기 때문이죠. 가령 '내 집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는 목표는 경제 공부를 하게 하고, 종잣돈을 모으게 하며 감정적 소비를 멈추게 합니다.

   하지만,
   지금을 놓친 채
   오직 미래가 우선인 것은
   제가 생각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제게 이렇게도 완벽하고 평온한 [지금]은 미래에 어마어마한 성공보다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에 더 집중하고 더 나은 현재를 만들기 위해서 미래 준비하고 상상할 때 마음이 편안합니다. 누군가는 '지금(현재)의 시간을 미래를 위해 온 힘 다해 투자해야 진정 행복한 미래를 맞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에도 동의합니다. 각 개인마다 편한 방법은 다를 뿐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게 성공은
   현재를 더 잘 지내기 위해 
   미래를 최대한 이용하고 
   현재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점점 제게 성공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이 다듬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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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1. 꿈과 성공은 같은 것일까

[성공이란] 2. 스물다섯살, 나의 멋진 시작. 호스피스(hospice)

[성공이란] 3. 미루지 말고, 후회하지 않기

-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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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1. 꿈과 성공은 같은 것일까

[성공이란] 2. 스물다섯살, 나의 멋진 시작. 호스피스(hospice)

[성공이란] 3. 미루지 말고, 후회하지 않기


-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3. 미루지 말고, 후회하지 않기


    임종 직전의 환자라도 청력은 남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임종 후 최소 30분에서 2시간까지도 청력은 남아 있다고 이야기 하는 이도 있습니다. 네,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인간의 감각 중 최종 감각은 청력입니다.


    당시 저와 함께 근무했던 교수님(호스피스 병동 전담의)께서는 임종 선언을 하실 때마다 가족분들에게 하셨던 말씀이 있었습니다.

(임종 선언 후) 

"아직 듣는 귀는 남아 있어요.
아직 못다한 말씀은 하세요.
저희가 시간을 드릴게요.
하시고 싶은 말씀 모두 하세요"

    당시 저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병동(이하 호스피스 병동) 내에서 임종실과 가까운 곳에 사무실이 있었습니다. 임종실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임종 직전의 환자, 보호자의 모습을 좀 더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실은 어둡기만 한 곳이 아닙니다.

    호스피스 병동 환자는 일반 병실에서 통증 조절을 하다가 임종 예후가 보이면 임종실로 이실 됩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실은 조금 특별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임종실(보통 호스피스 병동마다 이름이 있음)에는 음악(클래식, 가요, 종교 음악 등), 벽지, 조명, 가족 소파 등이 있어 환자 임종의 존엄성을 지켜줍니다.

    임종 직전의 환자는 기력이 쇠하여 자신의 의사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보호자의 모습은 아주 다양합니다. 목놓아 우는 분, 소리를 내지 못할 정도로 슬픔이 깊어 가슴만 부여 잡는 분, 소파에 앉아 스마트폰 게임만 하는 분, 기도하는 분, 소리를 지르는 분, 의료진만 계속 찾는 분 등..

    여기서 제가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우는 사람'입니다.

    지금은 호스피스 병동이 아닌 신경계중환자실 앞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중환자실 앞에서도 보호자의 울음을 자주 보게 됩니다.

    호스피스 병동과 중환자실 앞에서의 보호자 울음에는 닮은 점이 있습니다.  

울음의 주된 이유가 후회라는 것입니다.

환자가 건강했을 때 더 잘 해주지 못해서, 혹은 환자의 임종으로 인해 자신의 삶에 큰 변화가 오는 상황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임종이 의미하는 것은, 그 동안 환자 존재만으로 자신도 모르게 누렸던 안정감이 파괴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환자에게 해주려고 했던 따뜻한 말과 환자가 좋아할 만한 작은 행동들을 미루면서 살았는데, 이제는 영영 미룬 채 살아야 하는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조금은 다른 듯 비슷한 울음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생 자신을 힘들게 한 아내 또는 남편의 임종을 맞이한 배우자의 경우입니다. 살면서 자신을 힘들게 한 배우자를 평생 원망하며 살았지만, 이제부터라도 앞으로는 배우자랑 잘 지내려고 노력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더 이상 배우자는 기다려주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경우입니다. 이제 남은 사람은 고인에게 평생 원망만 던져준 사람이 되고,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 평생 후회로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울음이 멈추지 않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한편에는 평생 환자를 위해 정말 많이 헌신하고 희생한 경우가 있습니다. 자신을 돌보지 못할 정도로 환자에게만 평생 헌신하며 지낸 경우 환자의 임종은 자신의 삶의 의미까지 뒤흔듭니다. 지난 날이 서러워 우는 듯 보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제 사견일 뿐이며 정답도, fact도 아닙니다. 실제 임종을 겪으신 유가족의 마음을 저는 절대 헤아릴 수 없습니다. 그저 임상에서 환자, 보호자분들의 이야기를 들은 후 임종 순간마다 제가 만약 보호자 입장이라면 어떨까 생각해봤을 때 들었던 제 생각입니다. 

    매일매일 생각하고 다짐합니다. 오늘 하루, 제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좋은 말은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단 하루라도 미루지 말자. 나중에 후회로 우는 날이 오지 않도록 오늘 하루에 집중하자. 기뻐 우는 날이 오도록 오늘 하루도 설레며 살아야겠다고 매일 생각합니다.

미루지 말고 후회하지 않기.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것이 제 좌우명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제 경험은 제게 성공이란 무엇인지 점점 윤곽을 그려주고 있었습니다.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 쑥쓰러워 하지 못했지만 미루지 않으니 퇴근하면 인사처럼 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친구들에게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더 이상 부끄러워 미루는 일이 되지 않았습니다.

    제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배려하고자 하니, 자연스레 제가 제 자신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습니다.

    모두 미루지 않고, 실천하니 생긴 마음입니다. 미루지 않고 실천하니 결과가 좋지 않아도 후회가 되지 않습니다.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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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1. 꿈과 성공은 같은 것일까

[성공이란] 2. 스물다섯살, 나의 멋진 시작. 호스피스(hosp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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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4. 당연하다의 반대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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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4. 당연하다의 반대말, 고맙습니다.

 

2. 스물다섯살, 나의 멋진 시작. 호스피스(hospice)


  성공한 유명한 연예인들의 잇따른 자살과 알 수 없는 행보들. 소위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불려지는 그들의 행동을 보면 연예인이 아닌 저로서는 이해 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제는 왜 그들이 힘들어하고 괴로워했었는지, 그리고 지금도 끊임없이 방송에서 자신은 성공한 듯 보이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공허함을 호소하는 유명인들의 모습이 점점 아주 조금씩 이해가 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공허함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고 알아가기 시작한 시기는 아마 제 나이 스물다섯, 여섯살에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근무했던 때인 것 같습니다.

  * 호스피스(hospice)란 '손님'이라는 어원에서 출발한다. 누구나 세상에 손님처럼 왔다가 떠나간다는 의미를 내포한다고 한다.           
    * 호스피스 병동이란 더 이상 적극적인 치료가 무의미하여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최소한의 의료 행위를 유지한 채 남은 삶을 정리할 수 있도록 의료적, 정서적으로 지원해주는 곳을 말한다.

    저는 병원 내 진료지원부서인 사회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사회사업가로 일하기 위해서는 의사에게 레지던트 기간이 있듯이 사회사업가는 1년 동안의 수련 기간과 일련의 과정들을 수료해야 합니다. 저는 대학교 졸업 직후 곧바로 수련 기회를 얻게 되어 감사하게도 24살에 수련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 이때 처음 호스피스 병동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경험한 호스피스 병동에서 제 평생 기억에 남을 호스피스 환자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보다 한 살밖에 많지 않았던 그 환자분은 여행길에 말기 암 진단을 받아 곧바로 호스피스 병동으로 입원하여 갑작스레 여명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린 분이었습니다. 당시 제가 담당한 환자분이 아닌, 제 수련동기가 담당한 환자분이셨지만 이상하게 저는 그 환자분에게 자꾸 마음이 갔고, 수련동기와 함께 매일 퇴근길 사복을 입은 채 말벗을 해주러 병실방문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매일매일 달라지는 환자분의 모습을 보며 묘한 감정들이 매일 요동쳤고, 하루하루 달라지는 환자분의 생각흐름을 직접 눈으로 보며 제 자신에 대해 반성하고 생각하기를 여러 번이었습니다. 결국 환자분의 임종을 맞닥뜨렸을 때는 감정 Control이 쉽지 않아 펑펑 울었습니다.

    그리고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강한 끌림이 생겨 이듬 해에는 하루 출퇴근 이동시간 3~4시간을 감수해가며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할 수 있는 병원을 찾아 이직을 했습니다. 그리고 약 2년간 호스피스 병동에서 근무하며 약 600명의 환자분들을 접하며 어느 누구에게도 듣지 못할, 어느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할 큰 배움들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처음 호스피스 병동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는 제가 어떻게(how) 하면 호스피스 환자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고, 당시 한국에서 진행하여 신청할 수 있는 호스피스 교육은 모두 신청하고 수료하며 배우는 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우선 이론적으로 호스피스를 알아갔습니다.

    그리고 실제 임상에서 호스피스를 겪어 가며, 이론에서는 알 수 없는 현장에서의 다양한 일들을 접하며 매일매일 고민하고 생각하며 반성하기를 반복했습니다. 이론적으로 호스피스에 대해 배워가던 시기에는 은연중에 '호스피스 병동은 따뜻하고 감동적인 공간이며, 어느 누구의 임종이든 모든 이들은 고인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라는 자동적 사고가 있었나 봅니다. 물론, 고인 앞에서는 누구든지 숙연해지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난 날을 후회합니다.

    하지만, 실제 임상을 겪다 보니 제가 은연중에 생각했던 병동의 모습과는 다른 상황들이 펼쳐지기도 자주 있었는데, 고인의 죽음으로 파생되는 가족 간 재산 분쟁, 묵혀있던 과거 문제들의 폭발 등 임종 직전의 환자를 눈앞에 두고도 주먹싸움을 하거나 욕을 하는 등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들이 벌어지는 것을 목격하며 머리가 멍했던 적이 여러 번이었습니다.

    임종에 다다른 환자라도 청력은 유지되고 있어 주변 대화를 들을 수 있는데, 가족들은 나중에 얼마나 후회 하려고 그럴까. 돌이킬 수도 없는데.' 임종 직전의 환자를 두고 싸우는 보호자(가족 포함)들의 모습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자의 삶에서 가족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가족들에게 환자는 어떤 의미였을까. 환자의 임종 직전 순간에도 왜, 가족들에게 환자는 안중에도 없는 걸까. 의사 표현이 자유롭지 않은 환자는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지난 날을 후회할까. 허탈할까. 슬플까. 예견했던 상황일까. 매일매일 다른 듯 비슷한 물음표가 머릿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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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1. 꿈과 성공은 같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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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꿈과 성공은 같은 것일까

성공에 대해 생각을 정리 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성공이란 무엇일까요. 성공이라는 단어는 누가 만들었을까요. 성공을 한자어로 풀면 '어떠한 공을 이룬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 저는 성공한 걸까요? 실패한 걸까요? 성공하고 있는 걸까요. 실패하고 있는 걸까요.   

    우선 성공의 생긴 모양이 궁금해졌습니다.성공은 꼭 꿈의 형태여야 하고, 현재로서는 이룰 수 없는 것이어야 할까요. 화려해야 하고 반짝거리며,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것을 쟁취하는 걸까요? 불특정다수가 부러워할만한 재력이나 인기. 이런 걸 말하는 걸까요.    

    성공과 꿈은 합치된 것일까요. 10대 시절에는 누구든지 주위 어른들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선생님이나 부모님, 동네 어른분들께서 하시는 말씀.

'꿈을 가져야지. 꿈을 가져야 성공도 해. 그래서 넌 꿈이 뭐니'

    어렸을 때 줄곧 들었던 어른들의 이 말에는, 어떠한 저항감도 없이 당연히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면 성공하는 삶이고, '꿈을 이룬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라는 말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른들 말씀처럼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제가 가지고 싶은 꿈은 뭘까(what).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what). 꿈을 이루면 정말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 같았고, 설레었습니다. 제 꿈은 어떻게 생겼는지, 제가 나중에 일을 할 때는 어떤 모습이었으면 좋겠는지 상상했고,  상상에 상상을 붙여서 이루고자 하는 꿈의 모습을 그려갔습니다. 제가 흥미를 가지고 꿈을 설정할 수 있었던 이유는, 꿈을 이루는 것이 곧 성공의 방법이라는 신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지금은 고3 즈음에 꾸었던 꿈들을 상당 부분 이룬 것 같습니다. 어쩌면 과거 생각했던 꿈의 모습보다 더 좋은 결과들을 안고 살고 있으며 누리기도 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상합니다. 꿈을 이뤘고, 그래서 정말 좋은데.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부터 항상 행복하지만은 않은 시기가 오더라는 것입니다(a.k.a 현타). 그리고 가끔은 묘하게 공허하기도 했습니다. 어쩔 땐 너무 허무해서 멍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꿈과 성공은 같은 걸일까. 비슷한 것일까. 다른 것일까. 그럼 과거 고등학교 시절에 고민해서 결정한 지금의 내 진로가 결국 나랑은 어울리지 않은 길이었던 걸까. 이상하다. 나는 내 일은 참 좋은데, 왜 이러지. 희한하다. 취업 전 자기소개서를 고쳐 써가며 제 스스로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했다고 생각했는데, 허무한 마음이 드는 건 왜일까?'  

    그래서 시작한 것이 제 직업 분야 이외의 다양한 사람, 다양한 연령의 다른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 독서 분야도 넓혀가는 것, 한국MBTI연구소에서 정규교육을 받아 제 스스로를 분석해보는 것. 즉, 새로운 경험과 새로운 분야의 책들을 읽어보는 것 등이었습니다. 제 시야가 좁아서 그런 건가 싶어서 생각을 확장하고 제 자신에 대해서 더 알아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정말 갑자기! 탁 하고 제가 왜 이따금씩 공허다고 느끼는지 조금씩 알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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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2. 스물다섯살, 나의 멋진 시작. 호스피스(hosp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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