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정리/성공이란

[성공이란] 4. 당연하다의 반대말, 고맙습니다.

timer48 2020. 9. 2. 23:01

4. 당연하다의 반대말, 고맙습니다.


    호스피스 병동은 제가 제 스스로에게 자꾸 무엇인가 생각하게 하는 묘한 재주가 있었음이 분명합니다. 어느 순간부터 계속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물음이 생겨났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주 아주 당연한 것이
   정말 있을까?


    부모님이 저를 길러주신 것
    제가 부모님으로부터 성장할 수 있었던 것
    제가 아침에 일어나 직장을 가는 데 아무런 불편없이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는 것
    소중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자유롭게 연락 주고 받을 수 있는 것, 약속을 잡을 수 있는 것
    소중한 사람들이 곁에 있는 것
    모국어를 잘 하는 것
    동생이 있는 것
    읽고 싶은 책을 잡념없이 밤새 볼 수 있는 것
    제 돈은 제 마음대로 쓸 수 있는 것
    좋은 상사를 만난 것
    부모님이 차려 주시는 밥상
    부모님 집에서 사는 것
    산책가고 싶으면 집 앞 공원에 나가는 것
    커피 마시고 싶으면 커피를 탈 수 있는 것
    어버이날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  등


    너무나 모두 당연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직접 경험을 통해 알게 되고, 계속해서 반성하며 제가 가진 것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당연한 것처럼 느끼면 살아왔을 뿐 당연한 것들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고 나니, 정말 모든 일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저의 평일 일상(routine)입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한 것도 벌써 몇 년이 되어 가는데, 아직도 아침에 눈비비며 겨우 일어나 씻고 부랴부랴 출근을 준비하고 매일 가는 익숙한 버스 정류장에서 익숙한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환승해서 직장까지 가는 익히 아는 길을 지나갑니다. 출근하자마자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고 일을 시작하려고 했지만, 어느샌가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니 벌써 점심 시간이 되고요. 점심을 먹고 나니 간식이 생각나서 간식을 먹다 보면 평소와 같이 오후 업무가 시작됩니다. 오후 업무도 오전과 다르지 않게 어느샌가 지나갑니다. 그리고 퇴근시간이 되면, 팀에 인사드리고 퇴근합니다. 퇴근하면 또다시 익숙한, 매일 가는 버스 정류장으로 3분 정도 걸어갑니다.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업무 시간에 하지 못했던 밀린 다른 일들을 합니다. 보려고 캡쳐해 두었던 영상을 보거나, 좋아하는 작가 에세이를 보거나 집에 가서 어떤 저녁을 먹을지 생각하거나, 그 날의 이슈들을 보는 등 하다 보면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합니다. 집까지 3분 정도 걸어가면, 집에는 퇴근한 저를 반겨주는 부모님과 귀여운 제 강아지들, 그리고 엄마의 밥상이 있고요. 씻고 저녁을 먹고 나면 제 방에서 하루를 정리하고,


(중략)  

    제가 이전 글에서 공허하다고 생각했던 시기에는 위에 이야기한 일상(routine)이 지루하고 따분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과거 호스피스 병동에서의 경험을 떠올려 제가 잊고 지냈던 생각들을 다시금 상기하니 신기하게도 일상이 달라졌습니다(일상은 그대로인데요).

    일상에서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되새기니 모든 일에서 감사함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허함은 언제 사라졌는지 자연스게 없어졌고, 하루하루가 기적이 느껴져 감사하다 못해 어떤 새로운 일이 생길까. 어떤 더 좋은 일이 생길까 등 기대감으로 하루가 시작되더라고요.

   아무렇지 않게
   보내던 하루가
   생각 전환 하나로
   기적같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
    아무런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것
    1분 전에 봤어도 언제나 저를 반겨주는 제 강아지들
    병원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
    그 분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을 가졌다는 것
    아침에 커피 한 잔 컵에 담을 수 있는 시간
    갑작스러운 안 좋은 소식없이 평안히 지나간 것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자유
    입원 한 번 한 적 없이 건강하게 나이를 얻어가는 것 등이 모두 당연한 게 아니었습니다.

    고마워야 할 대상이었습니다.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 것들이 늘 제게 묵묵히 있어 왔으니까, 제가 고마워 할 줄 몰랐고 제가 갖지 못한 것만 바보같이 갈구해서 공허하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없는 것을 있게 하려면 그에 맞는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인데, 그 노력은 하지 않고 그저 바라기만 했으니 욕심만 가득찼을 것이고, 공허함은 당연히 왔었을 겁니다.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없으면 돈이 없고, 시간과 돈이 있어도 친구가 없다는 관용어가 있습니다. 무엇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멋진 문장 같습니다. '어떤 목표를 만들고 행동하게끔 하기 때문이죠. 가령 '내 집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는 목표는 경제 공부를 하게 하고, 종잣돈을 모으게 하며 감정적 소비를 멈추게 합니다.

   하지만,
   지금을 놓친 채
   오직 미래가 우선인 것은
   제가 생각하는 성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제게 이렇게도 완벽하고 평온한 [지금]은 미래에 어마어마한 성공보다 아주 중요합니다. 저는 지금에 더 집중하고 더 나은 현재를 만들기 위해서 미래 준비하고 상상할 때 마음이 편안합니다. 누군가는 '지금(현재)의 시간을 미래를 위해 온 힘 다해 투자해야 진정 행복한 미래를 맞을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말에도 동의합니다. 각 개인마다 편한 방법은 다를 뿐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제게 성공은
   현재를 더 잘 지내기 위해 
   미래를 최대한 이용하고 
   현재를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점점 제게 성공이란 어떤 것인지 생각이 다듬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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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이란] 1. 꿈과 성공은 같은 것일까

[성공이란] 2. 스물다섯살, 나의 멋진 시작. 호스피스(hospice)

[성공이란] 3. 미루지 말고, 후회하지 않기

- 다음 포스팅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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